2013.3월 31일.일요일,
오빠와 저녁식사를 약속했다.
정말 오랜만이었다.
다른가족없이 남매가 밖에서 밥을 먹는다는것.. 몇년만인듯ㅜㅜ
그래서 어디 광화문이나 다른곳으로 좀 가볼려고 했으나
집근처에서 멀리가기 싫어하는 오빠를 생각해서
결국 또 가까운 대학로로 기어내려왔다.
정든 대학로. 아마 우리남매는 여기서 눈감고 귀막고도 어디든 다 찾아갈것이다.
그리고 월남쌈을 먹었다.
한부모 밑에서 태어난 유일한 나의 형제자매이지만
나와는 너-무 다른 모범생오빠.
어릴때부터 항상 나의 괴롭힘을 다 받아주고
내가 호기심많고 놀기바빴던 10대때는 급한 자금책(?)도 해결해주고
나에게 정말 화가났을때에도 큰소리 내지않고
메모를 써서 내 방 화장대 거울에 붙여두어, 훈계를 대신 전했던 멋진오빠!
어린시절을 떠올려보면
엄마가 싸우지말라고 간식을 항상 똑같은것을 두개 사놓으시면
나는 어릴때 욕심이 많아서
내것은 바로 빨리 다 먹고 오빠것도 막 같이 먹자고 했던 기억뿐..ㅋㅋ
그렇게 밥을 먹고 오빠와 헤어지고
나도 이런저런생각으로 대학로를 조금 방황하다 집으로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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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4월1일 월요일,
아침에 하늘을 보니 최고의 봄날씨가!
그리고 어제의 생각들로 인해
뭔가 평화를 찾는 시간이 필요한것같아 오전에 일단 밖으로 나왔다.
이유없이 혼자있고싶을때가 누구나 있다.
정신없이 일상을 보내느라 지나온것을 살펴볼 시간이 필요할때 느끼는것같다.
나는 생각이 많아질때에는
사람들을 만나서 누구에게 위로를 받고 즐거움을 찾는것도 좋지만
혼자만의 아지트에서 스스로 위로하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느끼는 요즘이다.
어디로 갈까하다가 결국 삼청각까지 올라갔다.
나의 질풍노도 방황의시절에
지친마음을 위로받고싶어서 언제나 올라갔던
다른사람은 절대 들이지 않았던, 나만의 비밀 아지트- 삼청각ㅋㅋ
예전엔 걸어가면 됬었는데
언젠가 경기도민이 되고난후로는 이제 여기올일도 거의 없는것같다.
시험을 앞두고 벼락치기가 필요할때 앉아 공부했던곳.
두꺼운 전공 서적도, 방대한 수업용 프린트물도 모두 한방에 집중격파ㅋㅋ
왜냐면 하루종일 앉아있어도 아무두 지나가는 사람이 없다. 개미한마리 지나가지않는 적막한 공간.
내안에 숨어있는 집중력을 모아주는곳! ㅋㅋ
내가 좋아하는 개울
이곳에 앉아서 수많은 생각들을 흘려보냈던 청춘방황의 시간들 ㅋㅋ
앉아서 자세히 보니 개구리 알 발견!!!
순간 손에 쥐고있던 나뭇가지로 휘저어볼까 생각했었는데,
겨울내내 잠을 자던 개구리가 얼음을 뚫고나와 짝을찾고 알을 낳았을것을 생각하니
잠시 생명존중의 존귀함을 잊은 내자신을 반성했다.
만물이 잠에서 깨어난다는 경칩의 결과물들을 그야말로 생생하게 눈으로 확인했던시간!
-글을 쓰는 지금 저 알들은, 벌써 다 올챙이가 되어있겠구나.
개울옆에 있는 평상
지붕이 있어서 비가 와도 비를 피할수있고
테이블이 있어서 책보거나 그림그리거나 음식먹기 좋고
잠이오면 누워서 잘수도있다.
먹고 자고 생각하고 그림그리고 글쓰고 이 모든것이 가능한 이곳은,
과거의 내가 작품과제나 전시를 앞두고는 항상 여기서 표현의 생각을 떠올린 추억있는 소중한 곳.
이곳 역시 지나가는 사람들이 거의 없다.가끔 순찰 의경들이 지나감.
그렇게 추억을 담아온채
머리를 비워내고
맑은정신으로 하산함.
-미(美)는 항상 고독속에 있으며 군중은 그것을 이해하지못한다
<- 어느 유명한 누군가가 한말인데 항상 여기서 내려올때 생각나는 말이라 오늘한번 적어보았다.
3월의 마지막과 4월의 시작을 즐겁게 보내었던 날들!
뒤늦게 써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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